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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후 관장의 아주 사적인 제주 미술사]
V ol. 6 제주 최초의 자생적 미술운동 그림패 '보롬코지' 창립과 민중미술의 전개
1980년대 중반 제주에서는 현실을 비판하는 미술학도들이 등장, 당시 서울과 광주를 중심으로 확산되던 민중미술을 수용하고 미술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했습니다.
그 결과로 제주 민중미술의 상징과도 같은 ‘상황과 표현’ 전시를 열게 됩니다.
이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제주 민중미술이 전개되고 1987년, 6월 민주 항쟁의 영향을 받아 '보롬코지'라는 미술 동인을 결성하기에 이르릅니다.
창립 예행전으로 열린 전시 《민족해방과 민족통일 큰 그림 잔치》(1987)에서는 공권력의 탄압으로 경찰에 의해 작품이 탈취되고 전시 대표자가 구금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에 보롬코지의 활동은 잠시 위축되기도 하였으나, 1988년 《그림패 보롬코지 창립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재개, 《나의 칼 우리 노래》(1988), 《통일 염원 걸개그림전》(1988), 《사월 미술전》(1989) 등 다양한 전시를 이어갔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지금까지 다방에서 전시회를 열었던 제주지역의 미술가들은 다방 전시에서 벗어나 전문 전시공간을 확보하고 전시기획을 다양화하는 등, 제주미술의 저변이 점점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특히, 1989년 보롬코지가 주최한 《사월 미술전》은 도민들의 아픈 역사였던 4·3 사건을 지역사회의 수면 위로 끌어올린 최초의 4·3 미술전으로, 이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4·3 미술제의 기원이자 제주 4·3 사건을 미술로 표현하는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보롬코지는 이후로도 제주 미술계에서 민중미술운동을 이끌며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는 시작점이 되었고, 이러한 움직임은 이후 탐라미술인협회라는 별도의 협회 구성으로 이어져, 제주 미술계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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